안녕하세요.
우주의 책세상의 우주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클로드 부종의 <이웃사촌>입니다.
표지를 보니 토끼 두 마리가 다른 구멍에 있습니다.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고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구멍 두 개가 나란히 나 있었어요/
한쪽 구멍엔 갈색 토끼 브랭이 살았고,
다른 한쪽 구멍엔 회색 토끼 그리주가 살았지요.
처음에 브랭과 그리주는 사이가 아주 좋았어요.
아침이면 다정하게 인사도 주고받았죠.
"브랭, 안녕?" 회색 토끼가 말을 걸면,
"그리주, 오늘 날씨가 좋지?" 갈색 토끼가 대답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둘은 그만 사이가 나빠졌어요.
브랭이 참다 못해 화를 냈거든요.
"너무하는군. 내가 왜 그리주 쓰레기까지 치워야 하지? 말도 안 돼!"
이번엔 그리주가 투덜거렸어요.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라디오 소리 좀 줄여.
귀가 너무 멍해서 아무 소리도 안 들리잖아!"
날마다 새로운 싸움거리가 생겨났어요.
"빨래 널어놓은 것 좀 봐! 이젠 정말 못 참겠어.
당장 치워. 보기 흉하잖아."
"알았어, 알았다고!
대신 너는 이 비누로 목욕이나 좀 해라.
고약한 냄새가 나니까."
브랭은 단단히 마음을 먹었어요.
'이 담만 쌓으면 저 못된 녀석을 안 보고 살 수 있겠지.'
브랭은 속으로 시원해하며 작별 인사를 했어요.
'그래, 잘 살아라!'
그리주가 그걸 보고 가만 있을 리 있나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담을 부숴 버리고 말았어요.
당연히 둘 사이엔 크게 싸움이 붙었지요.
"나쁜 자식!" 브랭이 으르렁댔어요.
"못된 놈!" 그리주도 소리를 질렀어요.
한바탕 몸싸움까지 벌어졌어요.
"내 주먹맛 좀 볼래?" 한쪽에서 으름장을 놓으면,
"내 주먹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다른 쪽에서도 지지 않았어요.
"왼쪽 조심해!" 그리주가 겁을 주면,
"너나 오른쪽 조심해!" 브랭도 똑같이 맞섰어요.
이때 배고픈 여우가 나타났어요.
"아하, 먹이들이 저희끼리 싸우고 있네. 잡아먹기 쉽겠는걸."
여우가 달려들었어요.
다행히 브랭과 그리주는 여우를 봤어요.
둘은 여우를 피해 재빨리 같은 구멍 속으로 뛰어들었지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안심하지 마!"
여우는 구멍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어요.
"한 마리라도 잡아야겠다. 갈색이든 회색이든, 토끼 맛은 똑같을 테니까."
여우는 낑낑대며 구멍 속을 더듬었어요.
두 토끼는 힘을 합해 다른 구멍 쪽으로 굴을 파 들어갔어요.
마음이 급한 여우는 구멍에 머리를 집어넣었어요.
그사이 토끼들은 허겁지겁 다른 구멍에서 튀어나왔지요.
여우는 실망해서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어요.
토끼들은 어느새 멀리 달아나 버렸지요.
그날부터 브랭과 그리주는 다시 친구가 되었어요.
싸우는 일도 거의 없어졌지요.
꼭 싸워야 할 때가 가끔 있긴 했지만요.
두 구멍 사이에 파 놓은 굴도 그대로 놔두었어요.
이젠 비가 올 때도 서로 왔다갔다할 수 있게 되었고요,
꼭 싸워야 할 때도 비를 맞지 않고 싸울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세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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