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주의 책세상의 우주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홍영우의 <신기한 독>입니다.
표지를 보니 사또와 독이 보입니다.
옛날 이야기인걸 알 수 있는 그림이네요.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옛날 어느 마을에 농사꾼 하나가 살았어.
하루는 농사꾼이 밭을 일구느라고 괭이질을 하고 있었지.
한참 일을 하는데 괭이 끝에 "달가당!" 하고 무엇이 닿는 소리가 나ㅏ.
파 보니 큰 독이 하나 나와. 사람도 넉넉히 들어갈 만큼 커.
그런데 일그러지고 볼품이 없는 헌 독이야.
'이가짓 독·····.' 하고 그냥 내버려 두려다 좀 아깝기도 해서
집으로 가지고 왔어. 그걸 마당 한구석에 갖다 놓고 괭이를 넣어 두었지.
이튿날, 농사꾼이 밭에 가려고 독에 넣었던 괭이를 꺼냈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방금 꺼냈는데, 독 안에 똑같은 괭이 한 자루가 또 들어 있어.
'이상도 하지.' 하고 독 안에서 괭이를 다시 꺼내 봤더니
아니, 또 똑같은 괭이가 한 자루 들어 있지 뭐야.
'거참 신기한 독이로군.'
농사꾼은 어떻게 되나 싶어서 엽전 한 닢을 독 안에 넣었다가 꺼내 봤어.
그랬더니 독 안에 엽전 한 닢이 또 들어 있는 거야. 그걸 꺼내고 보니 또 한 닢이 있겠지.
'야, 이거 큰 보물을 얻었구나!' 농사꾼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무엇이든지 넣었다가 꺼내면 똑같은 것이 자꾸자꾸 나오는
신기한 독이 있다는 소문은 온 동네에 좍 퍼졌어.
이 동네에 인색하기로 이름난 부자 영감이 하나 있는데,
소문을 듣고는 욕심이 왈칵 나서 견딜 수가 없거든.
어떻게 그 독을 빼앗아 올까 온톤 그 궁리뿐이야.
그러다가 영감은 무릎을 탁 쳤어.
부자 영감은 부리나케 농사꾼을 찾아가서 대뜸 물었어.
"여보게, 자네 이 독 어디서 파냈나?"
"왜요? 우리 밭에서 파냈지요."
"그러면 그렇지! 이 독은 내 것이 틀림없네."
"아니, 내 밭에서 파낸 독인데, 어째서 영감님 독이란 말이어?"
"그 밭이야 원래 내 밭이었잖아. 이 독은 우리 할아버지가 옛날에 묻어 놓았던 거야.
나는 자네한테 밭만 팔았지 독은 팔지 않았거든."
말을 듣고 보니 그럴듯하기도 해.
농사꾼은 독을 부자 영감한테 돌려줄까 했지.
그러자 동네 사람들이 손사래 치면서 말리는 거야.
"영감 억지소리 곧이들을 것 없어."
"원님한테 가서 재판을 받아 보게나."
농사꾼은 부자 영감과 함께 고을 원님한테 가서
누가 진짜 임자인지 가려 달라고 했어.
그런데 신기한 독 이야기를 들은 원님은 도대체 믿을 수가 없거든.
"너희들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 어디 내 눈앞에서 한번 보여 보거라."
농사꾼은 나졸이 갖고 있던 육모 방망이 하나를 독 안에 넣었지.
그랬더니 꺼내도 꺼내도 똑같은 방망이가 자꾸자꾸 나오거든.
'과연 신기한 독이로구나!'
원님은 독이 자꾸 탐이 난단 말이야.
그러니 재판 생각은 뒷전이지.
"여봐라, 듣고 보니 둘이 하는 말이 다 그럴듯하구나.
그렇다고 독을 두 개로 나눌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이 독은 나라에 바치도록 해라.
그러면 싸우는 일도 없을 것이고, 너희들은 만백성의 본보기로 칭찬받을 것이니라.
알겠느냐!"
농사꾼과 부자 영감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입만 벌리고 멍하니 원님을 바라보았어.
원님 말은 누구도 어길 수가 없으니 어떡해.
아무 말도 못하고 독을 빼앗긴 채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원님은 당장 독을 자기 집으로 날랐어.
'이 보물단지 안에 무얼 넣는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보니 절로 입이 헤벌쭉해졌지.
그런데 이 집엔 여든 살이 넘은 원님 아버지가 있어.
그 아버지가 대청에 놓인 낯선 독을 보고는 혀를 차.
"쯧쯧, 이까짓 더러운 독을 누가 여기다 놨어?"
그런데 문득 독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지거든.
들여다보니 독이 어찌나 크던지 독 안이 잘 안 보이지 뭐야.
원님 아버지는 까치발을 하고 고개를 독 안으로 쑤욱 들이밀었어.
"에쿠쿠!"
원님 아버지는 그만 독 속으로 빠지고 말았지.
그러니 집안이 난리가 났어. 원님이 달려와서 얼른 아버지를 독에서 꺼냈지.
아, 그런데 독 안에 또 아버지가 있질 않겠어?"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독 안에서 소리를 쳐.
"무엇들 하느냐. 어서 나를 꺼내지 않고!"
원님은 그 아버지도 꺼냈어. 그런데 독 안에 아버지가 또 있어.
꺼내 놓고 보면 독 안에 똑같은 아버지가 또 있고, 또 있고, 또 있고······.
이렇게 꺼내다 보니 대청에는 원님 아버지가 가득 찼어.
누가 진짜 아버지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아버지!" 하고 불러봤지.
그랬더니 그 많은 아버지들이 다 같이
"왜 그러느냐?" 하거든.
그러다가 아버지들끼리 말싸움이 붙었지.
"내가 진짜 원님 아비다. 가짜들은 썩 물러가거라."
"네가 뭔데 내 행세를 하려 드느냐?
나야말로 진짜다!"
나중에는 아버지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치고 받고 하면서 난리도 아니야.
싸움은 차차 심해져서 밀치고 당기고 하는 통에
그만 독이 와장창 깨지고 말았지.
신기한 독은 깨져 그만 못 쓰게 되고 말았어.
대청에 아버지가 가득하니 이를 어째.
원님은 하도 기가 막혀 한숨만 푸욱푸욱 내쉬고 있더래.
오늘도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세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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